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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일과 사람에 대하여

영화 위대한 쇼맨 후기, 다 알면서도 매번 가슴이 뛰는 이유

by 무비라이터 2026. 6. 7.

영화 위대한 쇼맨 포스터,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 휴 잭맨 주연

영화 위대한 쇼맨 포스터,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 휴 잭맨 주연

결말을 다 아는데도 매번 가슴이 뛴다

어떤 영화는 결말을 다 알아도 볼 때마다 똑같이 가슴이 뛰어요. 2017년 영화 위대한 쇼맨(The Greatest Showman)이 저에게 그래요. 몇 번을 봤는지 셀 수도 없는데, 첫 곡이 시작되는 순간 매번 똑같이 심장이 뛰어요. 마이클 그레이시 감독의 뮤지컬 영화이고, 휴 잭맨이 주인공 P.T. 바넘을 맡았어요.

사실 이 영화는 평이 갈려요. 스토리가 단순하고, 실존 인물을 지나치게 미화했다는 비판도 있어요. 저도 그 지적에 어느 정도 동의해요. 그런데 그걸 다 알면서도, 이 영화를 보면 어김없이 빠져들어요. 음악이 흐르고 무대가 펼쳐지면, 비판하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그냥 벅차올라요.

그래서 이 글은 조금 솔직하게 써보려고 해요. 이 영화의 화려함과 그 이면을 둘 다 이야기하면서도, 왜 그럼에도 이 영화가 사랑받는지를요. 단점을 알면서도 좋아하게 되는 영화가 있잖아요. 위대한 쇼맨이 딱 그런 작품이에요.

위대한 쇼맨 줄거리, 무에서 쇼를 일으킨 남자

영화 위대한 쇼맨 바넘과 서커스 단원들의 무대 공연 장면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로 태어난 바넘(휴 잭맨)은 늘 더 큰 세상을 꿈꿔요. 사랑하는 채리티(미셸 윌리엄스)와 결혼하지만, 안정된 직업이 없어 가족을 부양하기조차 버거워요. 그러던 어느 날, 그는 독특한 재능과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모아 쇼를 만든다는 아이디어를 떠올려요. 세상이 외면하던 이들을 무대 위의 주인공으로 세우는 거예요.

바넘의 쇼는 처음엔 조롱받지만, 점점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요. 그는 더 큰 성공을 좇아 유럽의 유명 가수 제니 린드(레베카 퍼거슨)를 영입하고, 상류층의 인정까지 욕심내요. 그런데 성공에 취할수록, 그를 여기까지 오게 한 가족과 동료들에게서 점점 멀어져요. 이 영화의 진짜 갈등이 여기서 생겨요.

젊은 극작가 필립(잭 에프론)과 공중곡예사 앤(젠다야)의 로맨스도 한 축이에요. 신분이 다른 두 사람의 사랑은, 당시 사회의 편견을 정면으로 마주해요. 두 사람이 공중에서 펼치는 'Rewrite the Stars' 장면은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예요. 사랑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를 곡예라는 시각적 은유로 풀어내거든요.

OST가 곧 이 영화다, 'This Is Me'의 힘

영화 위대한 쇼맨 바넘이 단원들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

영화 위대한 쇼맨 바넘이 단원들과 함께 노래하는 장면

 

위대한 쇼맨을 이야기하면서 음악을 빼놓을 수 없어요. 아니, 이 영화는 음악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영화의 OST를 만든 사람들이 바로 라라랜드의 노래를 만든 작사가 듀오(벤지 파섹, 저스틴 폴)라는 점이에요. 그래서 음악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았던 거예요.

대표곡 'This Is Me'는 영화를 본 적 없는 사람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큼 유명해요. 이 곡은 골든 글로브 주제가상을 받았고, 아카데미 주제가상 후보에도 올랐어요. 세상의 시선에 움츠러들던 사람들이 "이게 바로 나야"라고 당당히 외치는 이 노래는, 단순한 영화 삽입곡을 넘어 하나의 응원가가 됐어요.

그 밖에도 레베카 퍼거슨의 'Never Enough'(실제 노래는 가수 로렌 올레드가 불렀어요), 잭 에프론과 젠다야의 'Rewrite the Stars'까지, 버릴 곡이 없어요.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동안 OST를 출근길에 계속 들었어요. 노래만 들어도 그 장면이, 그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거든요. 영화의 화려한 비주얼과 음악이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는 작품도 드물어요.

실화일까, 화려함 뒤에 숨은 진짜 바넘

위대한 쇼맨은 실존 인물 P.T. 바넘을 모티프로 해요. 그래서 많은 분이 실화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영화는 상당 부분 각색됐어요. 이 점은 짚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잭 에프론이 연기한 필립 칼라일, 젠다야가 연기한 앤 휠러는 실존 인물이 아니라 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가상의 캐릭터예요. 두 사람의 로맨스도 창작이고요. 영화 후반부에 나오는 제니 린드와의 갈등도 실제와는 꽤 달라요. 실제 바넘이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리는 부분도 많아요. 영화는 그를 꿈을 좇는 따뜻한 사업가로 그렸지만, 실제 역사는 그보다 복잡해요.

제가 이걸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이 영화를 역사 다큐멘터리로 받아들이지 않았으면 해서예요. 위대한 쇼맨은 실화의 재현이 아니라, 바넘이라는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은 '뮤지컬 판타지'에 가까워요. 그 점을 알고 보면, 영화의 화려한 미화도 하나의 연출 의도로 즐길 수 있어요. 실제와 다르다고 해서 영화의 감동이 가짜가 되는 건 아니니까요.

그럼에도 이 영화가 주는 것

영화 위대한 쇼맨 필립과 앤의 공중곡예 장면

영화 위대한 쇼맨 필립과 앤의 공중곡예 장면

 

단순한 스토리, 역사적 각색, 미화 논란. 위대한 쇼맨에는 분명 약점이 있어요. 그런데도 이 영화는 이상하게 마음을 움직여요. 저는 그 이유가 이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의 진심에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의 주류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무대 위에서 당당히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 남들의 시선이 아니라 내가 누구인지가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성공보다 더 중요한 건 결국 곁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 이 메시지들은 단순하지만, 단순해서 더 강하게 와닿아요. 바넘이 화려한 성공에 취했다가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고 돌아오는 결말은, 누구나 한 번쯤 곱씹어볼 만한 이야기예요.

저는 이 영화를 일에 치이거나 뭔가에 쫓기듯 살고 있다고 느낄 때 봐요. 그러면 신기하게도 다시 힘이 나요. 화려한 무대와 벅찬 음악이, 잊고 있던 '처음의 마음' 같은 걸 일깨워주거든요.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분명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힘이 있는 영화예요.

추천드리고 싶은 분은 요즘 좀 지쳐 있는 분, 그리고 마음껏 벅차오르고 싶은 분이에요. 큰 기대 없이 보셔도 좋아요. 어느새 발로 박자를 맞추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실 거예요. 그리고 다 보고 나면, 한동안 OST를 검색하고 계실지도 몰라요. 저처럼요.

※ 본 글에 사용된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의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으며, 비평·정보 제공 목적으로 인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