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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일과 사람에 대하여

영화 인턴 후기, 나이 든 인턴에게 배우는 것들

by 무비라이터 2026. 6. 23.

영화 인턴 공식 포스터, 낸시 마이어스 감독 로버트 드니로 앤 해서웨이 주연

영화 인턴 공식 포스터, 낸시 마이어스 감독 로버트 드니로 앤 해서웨이 주연

퇴근길에 보고 싶은 영화

일에 지쳐 마음이 헛헛한 날, 위로가 되는 영화가 있어요. 2015년 영화 인턴(The Intern)이 저에게 그래요.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작품이고,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았어요. 70세 인턴과 30세 CEO라는 독특한 조합이 만들어내는, 따뜻하고 유쾌한 직장 영화예요.

이 영화는 자극적인 사건이나 극적인 갈등이 없어요. 그저 한 회사에서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고, 일을 통해 가까워지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그 잔잔함이 묘하게 마음을 어루만져요. 바리스타로 일하면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저는, 이 영화 속 벤 같은 어른이 직장에 한 명쯤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해요.

화려하진 않지만 두고두고 다시 보게 되는, 그런 영화예요.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순간들이 가득하거든요. 오늘은 이 따뜻한 영화를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퇴근 후 지친 마음을 달래고 싶은 분께 특히 권하고 싶은 작품이에요.

인턴 줄거리, 70세 인턴과 30세 CEO

영화 인턴에서 벤이 사무실에 있는 장면

영화 인턴에서 벤이 사무실에 있는 장면

 

벤 휘태커(로버트 드니로)는 70세의 홀아비예요. 전화번호부 출판 회사에서 임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했고, 아내와도 사별한 뒤 은퇴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여행을 다니고 취미를 즐겨봐도, 은퇴 생활은 생각만큼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그는 다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고 싶다는 갈증을 느껴요.

그러던 차에, 한 온라인 패션 회사가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을 한다는 걸 알게 돼요. 벤은 여기 지원해,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 규모로 회사를 키운 30세 CEO 줄스 오스틴(앤 해서웨이)의 개인 인턴으로 배정돼요. 열정적이지만 늘 바쁜 줄스는, 처음엔 나이 많은 인턴이 부담스러워요. 적당히 일하다 그가 그만두길 바라기도 하고요.

하지만 벤은 달랐어요. 수십 년 직장 생활에서 나온 노하우와 따뜻한 인품으로, 그는 조용히 줄스와 회사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가요. 시키지 않아도 필요한 일을 찾아 하고, 묵묵히 곁을 지키며 도와요. 줄스는 점차 벤에게 마음을 열고, 두 사람은 세대를 뛰어넘은 동료이자 친구가 돼요. 이 영화는 그 관계가 깊어지는 과정을 따뜻하게 그려요.

경험이라는 가장 큰 무기

이 영화가 전하는 가장 큰 메시지는, '경험'과 '연륜'의 가치예요. 벤은 최신 기술에 익숙하지 않아요. 컴퓨터도 서툴고, 젊은 직원들이 쓰는 용어도 잘 몰라요. 그런데 그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무기가 있어요. 바로 오랜 세월 사람들과 부대끼며 쌓아온 인생 경험이에요.

벤은 어려운 상황에서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사람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려야 하는지를 알아요. 기술은 배우면 되지만, 이런 지혜는 시간이 빚어내는 거라 단번에 얻을 수 없어요. 젊고 유능한 줄스조차 벤에게서 배우는 게 바로 이 부분이에요. 일을 잘하는 것과 사람을 대하는 것은 다른 능력이라는 걸, 벤은 행동으로 보여줘요.

저는 이 부분이 특히 좋았어요. 빠르게 변하는 세상에서 나이 든 사람의 경험이 한물간 것처럼 취급되곤 하잖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정반대로 말해요. 경험에서 우러나는 지혜는 시대가 바뀌어도 빛난다고요. 어떤 일을 오래 해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 깊이를, 벤이라는 인물이 따뜻하게 증명해요.

일하는 여성을 그리는 따뜻한 시선

영화 인턴에서 줄스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장면

영화 인턴에서 줄스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장면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은 줄스예요. 그녀는 회사를 일군 유능한 CEO이지만, 동시에 한 가정의 엄마이자 아내로서 무수한 짐을 지고 있어요. 일과 가정 사이에서 분투하는 그녀의 모습은, 일하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깊이 공감할 만큼 현실적이에요. 줄스의 모델이 실제 성공한 여성 창업가라는 점도 흥미롭고요.

영화는 줄스가 겪는 고민을 가볍게 다루지 않아요. 완벽해 보이는 그녀도 사실은 흔들리고, 외롭고, 때로 무너질 것 같은 순간을 겪어요. 그리고 바로 그 곁을 벤이 묵묵히 지켜줘요. 정답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들어주고 곁에 있어주는 것. 벤이 줄스에게 주는 가장 큰 위로가 그거예요.

일하는 사람의 고충을 따뜻하게 그린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같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도 통하는 데가 있어요. 두 영화 모두 패션 업계를 배경으로 일하는 여성을 그리는데, 인턴은 그중에서도 가장 따뜻한 시선을 가졌어요. 두 작품을 나란히 보면 앤 해서웨이라는 배우의 폭도 느낄 수 있어요.

곁에 이런 어른이 있다는 것

영화 인턴에서 벤과 줄스가 함께 웃는 장면

영화 인턴에서 벤과 줄스가 함께 웃는 장면

 

인턴을 다 보고 나면, 벤 같은 어른이 곁에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어요. 판단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지지해주는 사람. 우리가 일하면서 정말 필요한 건 어쩌면 대단한 조언이 아니라, 이렇게 곁을 지켜주는 한 사람일지도 몰라요. 벤은 그런 어른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줘요.

이 영화는 또한 '나이 듦'에 대한 영화이기도 해요. 은퇴 후에도 여전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새로운 관계를 맺고, 배우며 살아가는 벤의 모습은 나이 드는 것에 대한 따뜻한 위로를 줘요. 인생의 어느 시기든 새로 시작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메시지가 참 다정해요.

일에 지친 날, 마음이 헛헛한 날 보기 좋은 영화예요.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묘하게 기운이 나거든요. 좋은 사람들과 일한다는 것, 일을 통해 성장하고 위로받는다는 것. 그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영화예요.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분이라면, 인턴은 분명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 본 글에 사용된 영화 포스터 및 스틸컷의 저작권은 영화사에 있으며, 비평·정보 제공 목적으로 인용되었습니다.
이미지 출처: 네이버 영화, 다음 영화